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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und Design/Insight

Risk of Rain OST 작곡가 해설 영상의 번역 정리

섬네일용

Risk of Rain OST의 작곡가 크리스 크리스토둘루(Chris Christodoulou)가 본인 유튜브 채널에 게시했던, 사운드트랙 해설 영상(앨범 코멘터리)에서 하는 말을 간단하게 의역한 것입니다. 따라서 부정확한 내용이 있을 수 있습니다.

 

코멘트가 시작되는 부분마다 타임스탬프를 기록해 두었으므로, 필요하면 원하는 부분의 문장을 찾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원본 영상 링크

https://youtu.be/tLQBf0W2D8Q

영상을 독립된 창으로 실행한 다음, 이 게시글을 스크롤해서 읽기를 권장합니다.

 

목차

01. Risk of Rain (리스크 오브 레인)
02. Dew Point (이슬점)
03. Tropic of Capricorn (남회귀선)
04. Monsoon (몬순)
05. Cyclogenesis (저기압 발달)
06. 25.3’N 91.7’E (북위 25.3도 동경 91.7도)
07. Hailstorm (우박)
08. Moisture Deficit (수분 부족)
09. Tropic of Cancer (북회귀선)
10. Aurora Borealis (북극 오로라)
11. Surface Tension (표면 장력)
12. Arctic Oscillation (북극 진동)
13. Precipitation (강수량)
14. Double F—ing Rainbow (쌍썅무지개)
15. Coalescence (융합)
16. Chanson d’Automne.. (가을의 노래)

 

01. Risk of Rain (리스크 오브 레인)

이 곡은 첫 번째 곡이다. 실제로 첫 번째로 작업한 곡이기도 하다. Risk of Rain이라는 제목에 크게 신경 쓰면서 작업한 것은 아니다.

 

이 곡의 흥미로운 점은, 이 곡에서 쓰이고 있는 악기(Material)들은 나중에 다른 곡들에서 모두 다 발견되고 있다는 점이다. 따라서 일종의 메인 테마가 여기 있는 셈이다. 코드 진행이나 이런 것들도 뒤 트랙의 곡들에서 다시 재사용되었다. 많은 곡들의 기본적인 악기들 역시 여기에 있다.

 

그래서 내게는, 이 곡은 모든 사운드 트랙의 기반(Foundation)이라고 할 수 있다. 앨범 전체의 사운드트랙이 어떻게 구성될지 결정하는 일종의 템플릿 소스(Template Source)다.

 

이 곡은 킥스타터를 하기 전에 만들어졌다. 그때 받았던 피드백 중 하나가, 우리가 좀 더 액션스러운 곡이 필요하다는 점이었다.(Need more some action-pack) 그도 그럴 것이, 이 게임은 액션이기 때문이다. 적을 쏘고, 적대적인 환경에서 살아남는 그런, 격렬한 게임이지 않은가.

 

그래서 우리는 결국 이 곡을 메인 메뉴에 쓰게 되었다.

 

2:07

여기서 들을 수 있는 부분은 매우 느린 페이스의 앰비언트 트랙이다. 나는 이 부분이 분위기를 만들어주는 역할이라고 생각한다.

 

이 부분을 만들 때에는 기본적으로 게임 플레이 그 자체보다는 게임의 색감에 영감을 얻었다. 왜냐하면 이 게임의 컬러 팔레트를 보면, 온갖 자주색(purple) 들에, 칙칙한(squalid) 색감 투성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걸 소리로 표현하고자 했다. 그런 컬러 팔레트를 보고, 아 이 게임은 정말 어두운 분위기의 게임이구나라고 생각했다.

 

뭔가 액션감이나, 재미있음보다는 뭔가 소외됨(alienation)이나 적대적인 행성에서 표류(stranded)했다던가 하는 부분에서 어두운 악상을 좀 더 떠올리게 되었다. 그리고 나는 이런 분위기를 사운드트랙 전체에 걸쳐서 유지하려고 노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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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 Dew Point (이슬점)

3:07

이제 두 번째 사운드 트랙이다. 제목은 Dew Point(이슬점)이다.

이 곡도 게임에서 두 번째로 작업한 곡이다.

 

들어보면, 좀 더 빠른 페이스로 곡이 진행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내가 이번 곡에서 의도했던 점을 설명하려면, 내가 어렸을 적의 음악적 배경을 살짝 설명해야 한다.

물론 내가 오랫동안 클래식 음악을 공부했긴 하지만, 그보다 어릴 적에는 락 밴드에서 연주했었다. 키보드나 드럼 같은 악기들을 다뤘다. 그래서 나는 프로그레시브 록 특유의 느낌을 살리고 싶었다.

 

그래서 이 곡은 오즈릭 텐타클즈(Ozric Tentacles)와 같은, 70년대의 프로그레시브 록 사운드, 사이키델릭 사운드에 영향을 받았다.

 

음악에 관심이 많은 Geek이라면, 이 곡은 4/4박이 아니라 5/4박으로 만들어졌다는 점을 눈치챘을 것이다.

 

4:22

여기부터는 이 곡에서 칩튠 사운드가 처음으로 등장한다. 물론 이전 곡엔 Risk of Rain에서도 칩튠 사운드가 등장하기는 하지만, Risk of Rain 곡 초기 버전부터 칩튠 사운드가 있던 것은 아니고, 나중에야 추가되었다.

 

4:44

여기부터는 사운드트랙의 첫 솔로 부분이 나오고 있다.

 

내가 이 사운드 트랙에서 좋았던 점은, 내가 여러 악기를 연주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내 기타를 연주하거나, 키보드나 베이스를 직접 연주하는 일은 흔치 않은데, 그럴 수 있다는 점이 가장 좋았다.

 

일반적으로 영화 음악이나 게임 음악 작업의 많은 부분은 프로그램적으로 이루어진다. 미디 수정이나, 트랙 어딘가의 뭐 헥스 코드를 수정하거나 하는 식이지 않은가. 그래서 나로서는 직접 앉아서 연주한다는 점이 정말 좋았다. 모든 솔로, 일렉트릭 베이스, 키보드, 이런 소리들은 모두 직접 연주한 것들이다. 그리고 후편집(Post-Editing)은 정말 최소한으로 했다.

 

이런 작업을 할 수 있어서 참 운이 좋았던 것 같다.

 

5:52

아 맞아, 칩튠 얘기하고 있었지.

 

게임을 보면 알겠지만, 리스크 오브 레인은 픽셀 아트라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소리를 만들어낼 때, 칩튠을 사용해야겠다는 생각이 맨 처음 들었다.

 

호푸 게임즈는 내가 이전에 작업했던 게임 드로이드스케이프 : 바실리카(Droidscape : Basillica, 앨범명 Hexadecimal)의 OST를 듣고 연락해왔었다. 그 사운드트랙은 정말 어둡고 일렉트로닉 한 느낌이었고, 칩튠 느낌은 없었다.

 

그 사람들이 칩튠을 해 달라고 하긴 했지만, 그렇다고 칩튠 아티스트를 구하는 건 아니었다. 단지 내가 어떤 걸 떠올릴지 궁금하다고 했다.

 

그래서 결국에는 칩튠 사운드나 샘플을 많이 쓰게 되기는 했지만, 칩튠이 이 사운드트랙의 기반이 되는 것은 아니다, 단지 좀 색감을 더해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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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 Tropic of Capricorn (남회귀선)

6:57

이번 OST에서는 드럼 앤 베이스 약간, 브레이크 비트 약간이 첨가됐다는 느낌을 받을 것이다.

 

7:08

앨범의 메인 테마를 들을 수 있는데, 지금 뒤에서 지나가는 하이 톤의 빰-빰-빠밤 하는 음표 4개다.

 

이 테마는 앨범 전체에서 광범위하게 사용된다. 그리고 몇몇 바리에이션도 있다. 반대로 연주하기도 하고, 거울상으로 연주되기도 한다.

 

7:32

나는 기본적으로 음악을 이런 식으로 작업한다. 특히 콘셉트 앨범, 게임의 사운드트랙은 어떤 통일성(Unity)이 중요한 포인트다. 그래서 나는 아주 적은 수의 테마를 고른 다음에, 이걸 계속 변주를 주면서, 반복해서 사용한다. 그런 식으로 서로 다른 사운드트랙 사이에서 배경에 통일성을 줄 수 있다.

 

8:25

이 트랙의 흥미로운 점은, 내가 내 자신을 거부할 수 없었다는 것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왜냐하면 이 뒤에 브레이크 비트스러운 느낌이랑, 이어지는 록 솔로 같은 느낌이 있는데, 이게 나도 어디서 나왔는지는 잘 모르겠다.

 

사실 들어보면 솔로도 아니고 메인 멜로디의 반복이다. 그렇지만 여전히 록 파트 같고, (8:55) 여기부터 록 조옮김(Transposition)이 발생한다. 하다 보니 이렇게 됐다. 이 트랙을 하다 보니 너무 재밌어서, 이렇게 추가하고 싶어서 즉흥적으로 추가하게 되었다.

 

9:07

그리고 여기 방금 작게 추가된 이펙트가 들릴 것이다. 이 부분 역시 내가 이 앨범 전체에서 광범위하게 적용하고 있는 기법이다. 어떤 때는 Sound-Shaping 과정에서도 이 기법을 활용하기도 했다. 조금 애매하긴 하지만 말이다.

 

Bitcrusher라 불리는데, 소리를 가져와서 음질(Fidelity)과 해상도(Resolution)를 일부러 열화 시키는 기법이다. 마치 소리를 옛날 기판, 뭐 NES 같은 오락기에서 나는 소리처럼 만드는 것이라고 이해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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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 Monsoon (몬순)

9:45

이제 Monsoon(몬순)이다.

 

이 곡이 왜 몬순이라 불리는지 궁금한 사람이 있을지 모르겠다. 일단, 그 이유는 지금 뒤에 들리는 타블라(Tabla, 인도의 타악기) 소리 때문이다. 사운드트랙의 제목들은 모두 비, 아니면 물과 관련되어 있지 않은가? 그래서 나는 이번 곡에서 타블라와 시타르(Sitar, 인도의 현악기)라는 색감을 배경에 칠하면서, 몬순이라 이름 붙였다.

 

재밌는 것은, 이 게임에서 가장 어려운 난이도 역시 몬순이라 불린다는 점이다. 근데 그건 의도한 게 아니라 흥미로운 우연의 일치다.

 

10:35

여기는 내가 테레민 파트라 부르는 구간이다.

 

10:50

몬순은 내가 킥스타터를 위해서 세 번째로 작업한 곡이었다. 그리고 이 사운드트랙에서 가장 사랑받은 트랙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이 노래를 정말 좋아해 줬다.

 

11:05

여기부터 메인 테마가 다시 등장한다. (11:09) 그리고 다시 반대로 연주한다.(Reversal)

 

11:23

방금 들은 긁는듯한 강렬한 소리(Scratchy Thing)는 Spectrasonic사(社)의 옴니스피어(소프트웨어 신시사이저 이름)에서 나오는 것이다.

 

당신이 만약 일렉트로닉 음악을 쓰는 음악가나 작곡가라면, 아마 이 소리를 들어봤을 것이다. 옴니스피어는 널리 쓰이는 가상악기이기 때문이다. 자기만의 소리를 여러 파형을 조합해서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그뿐만 아니라 광범위한 라이브러리, 샘플들도 있다.

그래서 이 앨범에서 나오는 샘플들도 옴니스피어의 라이브러리들을 많이 사용하고 또 참고했다.

 

12:14

중요한 것은, 나는 기본 패치(샘플?)를 그대로 갖다 쓰는 경우가 매우 드물다는 것이다. 대부분은 패치를 가지고 와서 변조시키고 내 스타일이나 필요에 따라 조정해서 쓴다. 그래서 음악을 하는 사람이 있다면, 프리셋을 그대로 쓰지 말라고 권하고 싶다. 좀 더 조정을 해 보라는 뜻이다.

 

왜냐하면 그것 역시 창조의 과정이기 때문이다. 음악이란 악기의 배치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큰 그림을 그리고, 그 (악기의) 색감 역시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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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 Cyclogenesis (저기압 발달)

12:55

이번 곡은 Cyclogenesis(저기압 발달)이다.

 

이 곡은 킥스타터 이전에, Dew Point와 거의 동시에 썼다. 그렇지만 킥스타터에 쓰진 않았고, 호푸 측에서 오히려 거절했었다.

 

아마 너무 모호해서(Ambiguous) 였던 거 같고, 또 좀 너무 어둡고, 또 분위기나 소리가 딱 뭐다 특정 지을 수 없어서 그런 게 아닐까 생각한다.

 

이 곡에는 증화음(Augmented Chords)이 사용되었다. 그래서 너무 열려있다(Too Opened). 곡 진행이 어디론가 이끄는 느낌이 없다는 뜻이다.

 

하여튼 그래서 이 음악 파일은 드롭박스에 한 동안 방치되어 있었다. 그런데 흥미롭게도 얼마 있다가 호푸로부터 이메일을 받았는데, 갑자기 이 곡에 꽂혀서 쓰고 싶다는 거다. 그래서 그냥 쓰기로 했다.

 

14:07

이 부분은 앞서 나온 열려 있는 코드(Opened Chords)에 대한 보상(Payback)이다. 구조적으로 잘 짜인 화음들에 솔로를 끼얹어서 진행하는 것이다. 이것 역시 앞서 말했듯, 내가 또 내 자신을 거부할 수가 없었다. 솔로를 너무 넣고 싶어서 그냥 넣었다.

 

14:34

이 부분은 이 사운드트랙 전체에서 꽤 드문, 전형적인 화음 종지(Proper Harmonic Cadance)다. 음악 이론을 잘 몰라서 무슨 뜻인지 모르겠다면 조금 더 보충 설명을 해 주겠다.

음악에서는 화음과 선율(멜로디)에 어떤 완벽한, 정석적인 문장이 있다. 음악적 기승전결이 있는데, 그런 정석을 그대로 따라 했다는 뜻이다.

 

15:05

그리고 이 사운드트랙에서 거의 대부분의 솔로들은 기타가 아니다. 유튜브 댓글 같은 거 보면, 기타 솔로가 좋다거나 이런 얘기가 많은데, 사실 그건 대부분 기타가 아니다. 대부분은 내가 옴니스피어에서 가져와서 적당히 조정한 패치들이다. 사인파를 가져다가 여러 앰프나 효과, 딜레이에 연결해서 만든 거다. 그래서 그건 키보드 솔로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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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 25.3’N 91.7’E (북위 25.3도 동경 91.7도)

15:47

이 좌표는 사운드트랙 내 다른 곡 제목들이 그렇듯, 아무 의미도 없다.

 

물론 이 좌표의 의미를 알아냈다고 하는 사람들이 간혹 있지만, 나는 그게 뭐 딱히 중요한 거라곤 생각 안 한다. 그래도 사람들이 알아냈다! 하고 나한테 댓글을 다는 경우가 있는데, 읽어보면 나름대로 흥미로운 건 사실이다.(I know what you did there)

 

16:21

이 부분에서는 실제로 기타 솔로가 연주되고 있다.

 

16:34

멜로디를 시작하고, 게임의 메인 테마인, 뚜루루룽↘ 하면서 내려가는 4개의 음표가 들린다.

 

16:46

지금 뒤에 위웅위웅하는 소리 있지 않은가? 이 소리는 사실 기타다. Guitar Rig와 Pitch Shifter를 활용한 것이다.

기타로 한 음만 연주해놓고, bending 효과를 지속적으로 오토메이션을 줘서 주고 있다.

 

17:18

이 트랙의 특이점이 있다면, 이 곡의 박자가 11/8박이라는 것이다. 이 박자는 크게 두 가지로 구성된다. 5/6박과 복잡한 다른 박자들?인데, 이 부분은 너무 Geek 스러우니까 그만 말하겠다.

 

17:50

이 트랙의 오리지널 버전은 그저 배경음이었다. 그런데 뭔가 놓친 것 같더라. 보니까 곡에 코드 진행만 있고 멜로디를 하나도 안 넣었었다. 그래서 적당한 지점에 메인 테마를 멜로디로 넣어주었다.

 

18:14

이 사건 때문에 아이디어를 하나 떠올렸는데, 이 배경음악을 멜로디 없이 발매해서, 사람들이 자유롭게 즉흥 연주를 할 수 있게 한 다음, 그 결과물을 내가 받아보면 어떨까 생각했다.

 

18:36

이 트랙의 또 다른 특징은 이 곡이 ROR 사운드트랙 중에서 가장 밝은 느낌이라는 것이다. 어두운 느낌이 아니라 좀 더 뭐랄까, 즐거운 분위기다.

 

19:16

이 부분에서는 박수 소리를 들을 수 있다. Cinematic Instruments에 있는 패치를 활용했다. 이 패치는 뒤에 나오는 Hailstorm에서도 일부 활용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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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 Hailstorm (우박)

19:29

지금 뒤에서 들리는 소리를 들어보면, 앞서 사용되었던 박수 소리가 활용되고 있다. 이 박수 소리가 굉장히 자연스러운 샘플이라 마음에 든다. 프로그램으로 간단히 작업할 수 있기도 하다.

 

자, 그래서 Hailstorm (우박)이다.

 

20:00

이 곡은 꽤나 실험적이었다. 지금 듣고 있는 부분은 모두 트럼 트랙으로 만들어진 것이다.

 

드럼 트랙에서 나오지 않은 부분이 없다. 뒤에 지금 들리고 있는 오르간스러운 소리나, 디스토션이 걸린 베이스 기타 같은 소리도 모두 스네어 드럼이나 킥 드럼, 스네어, 심벌 등을 활용해서 만들어낸 소리다.

이런 실험을 한 동기는, 작업을 절반 정도 한 상태였던지라 피로감이 좀 있었고, 이 곡을 쓸 때는 별달리 영감이 떠오르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창의성을 끌어올려보자, 해서 실험적인 시도를 해 보았다.

 

20:50

이 시점부터는 드럼만 있는 게 아니라, 다른 악기들도 다시 가져왔다. 물론 그럼에도 앞서 들었던 이 트랙의 핵심적인 부분들은 드럼 트랙으로 만든 것이다.

 

나는 드럼 트랙을 일단 놓고, 보코더를 거기에 추가로 활용하는 방식으로 작업했다.

그래서 베이스 드럼(킥 드럼)과 스네어, 심벌 등등에 각기 다른 보코더를 적용했다.

 

여러분이 보코더가 어떻게 작동하는지 모를 수도 있지만, 보코더는 기본적으로 소리를 받고, 이 소리를 사용자가 입력하는 음표, 아니면 코드나 멜로디에 따라 다른 소리로 바꿔준다.

 

보통은 목소리에 보코더를 많이 사용한다. 그렇지만 딱히 그래야 한다는 법도 없고, 쓰고 싶은 대로 쓸 수 있다. 보코더를 드럼에 쓰는 건 그다지 흔한 일은 아니지만, 뭐 해보자 해서 이 트랙이 만들어졌다. (보코더로 변조한) 드럼 비트를 깔고, 거기 위에 곡을 쓰자, 하면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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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8. Moisture Deficit (수분 부족)

22:03

이번 곡은 Moisture Deficit (수분 부족)이다.

 

이 곡은 내가 이 앨범에서 진짜 기타를 사용한 첫 번째 곡이다.

 

22:22

뚜루뚜루~↘ 내려가는 4개의 음, 이처럼 여기서도 메인 테마가 나타나고 있다.

 

22:30

이 트랙을 호푸 게임즈에 보낼 때는 정말 많이 고민했다. 왜냐하면 이 곡은 좀 뭐랄까, 서부극 풍의 느낌이 있지 않은가? 살짝 제임스 본드 느낌의 기타가 조화를 이루고 있다.

 

22:52

그래도 보냈더니 호푸 게임즈에선 좋아하더라! 그래서 나는 이후부터 이 앨범의 곡을 작업할 때 전반적으로 기타를 좀 더 많이 사용하기로 했다.

 

이전 트랙인 Hailstorm에서는 이 앨범에서 가장 익스트림한 기타 파트가 솔로는 아니긴 하지만 배경에 깔려 있었다.

 

하지만 기타를 직접 손으로 연주하면서 조금 강하게 연주했다. 초퍼 이펙트(Chopper), Bitcrusher, Auto-Pan 기능, 디스토션, Saturation, 그리고 뭔가 좀 활발한 느낌의 Left-and-Right 하고, 정신없는(hectic) 느낌을 줘서 액션 느낌을 주고자 했다.

 

이 부분은 앞에서 Hailstorm 얘기할 때 했었어야 했는데, 이 코멘터리가 즉흥적으로 이루어지는 거다 보니 이렇게 되었다. 이 부분은 양해해주기 바란다.

 

23:54

자, 그래서 Moisture Deficit의 지금 듣고 있는 부분까지가 호푸 게임즈에 보냈던 데모였다. 시험 삼아 반응을 보고 싶었다.(Testing the waters) 그랬더니 딱 괜찮다고 하더라.(Right Temperature) 그래서 해 보기로 했다.(Dived in)

그렇지만 내가 이번 트랙의 상황에 바로 만족스러운 것은 아니었다. 다른 트랙들과의 연관성도 신경 쓰지 않으면 동떨어진, 따로 노는 트랙이 될 수도 있었다.

 

24:21

게다가, 또 병이 도졌다, 솔로 파트를 너무 넣고 싶더라. 하여튼, 다른 트랙들과의 연관성을 보완해주기 위해서 지금(24:41) 뒤에서 나타난 실로폰 소리, 뚜둥 뚱↗ 뚜둥 뚱 ↘ 하는 부분을 넣었다.

 

24:52

이 앨범을 이전에 들어본 적 있다면, 지금 나오는 부분이 11번 트랙 Surface Tension (표면 장력)의 메인 테마임을 알 수 있을 것이다.

그 트랙도 이 트랙처럼, 살짝 앨범 전체 곡 중에서 분위기가 튀는 곡에 속한다.

 

그래서 그 둘을 같이 놓아 보자, 하면서 서로가 같은 테마를 공유하도록 작업했다.

 

25:29

다행히도, 잘 된 것 같다. 지금 들었을 때는 둘이 서로 튀지 않고, 한 테마에 속한다는 느낌이 든다. 물론 지금 뒤에 들리는 (신스) 패드 소리나, 사운드트랙의 나머지 부분 역시 그런 테마에 속하도록 도와주고 있다.

지금처럼(25:46의 타악기) 뭔가 숨결이 있는듯한 느낌(Breathy thing)이 있지 않은가.

 

25:58

실제 인게임에서 이 곡은 이렇게까지 긴, 리버브가 걸려 있는 페이드아웃을 갖고 있지 않다.

 

내가 실제 앨범을 만들 때 나는 뭐가 뭐 앞에 오는지, 그런 배치를 신경 쓴다. 즉, 트랙의 순서를 신경 쓴다는 얘기다.

이 부분에서 Moisture Deficit은 앨범의 중반부에 해당한다. 이렇게 긴 뒷부분, 페이드 아웃을 만들고, 리버브를 주면서 뭔가 떠나가는 듯한 느낌을 준다. 그러면서 청자에게 잠깐의 휴식을 갖게 해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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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 Tropic of Cancer (북회귀선)

26:39

여기부터 다시 빠르게 진행(fast-paced)된다. Tropic of Cancer (북회귀선) 다.

 

26:55

리프를 들어보면, 메인 테마를 그대로 반복하고 있다. 그리고 멜로디는 메인 테마를 반대로 연주하는 것이다. 이처럼, 나는 이렇게 이전에 나온 요소들을 계속해서 반복해서 사용하고 있다.

 

그러면서 계속 실험하고 있다. 뒤를 채워주는 악기 소리나, 앰비언트 같이 곡의 메인이 되지 않는 것조차도 메인 테마의 음을 사용한다.

 

27:24

여기 나오는 멜로디는 바로 방금 Moisture Deficit (수분 부족)에서 들었던 것이다. 화음적인 부분에만 미세한 차이가 있을 뿐이다.

 

27:28

뒤에서 울리는 게이트 패드 소리, 그러니까 뚜따따따따따다.. 하는 소리도 Chopper 이펙트를 사용한 것이다. 이처럼 초퍼 이펙트는 음을 입력받아서 입력된 음의 볼륨을 설정에 따라 빠르게 올렸다 내렸다를 반복하거나, 특정 주파수를 잘라내준다.

여기서는 Chopper 이펙트라고 부르지만, 게이트라고 부르는 사람도 있다. 그러나 기본적으로 시간의 흐름에 따라 볼륨을 극단적으로 높였다, 줄였다 해 주는 이펙트를 칭하고 있는 것은 동일하다. 게이트라는 이름이 붙여진 것은 볼륨을 On/Off 하는 게이트 회로를 연상케 하기 때문이다.

 

28:10

여기서 들리는 작은 비프 음들은 Plogue사(社)의 Chipsound다. 앞에서 옴니스피어를 언급했었는데, 그런 것처럼 Chipsound 역시 사운드 라이브러리의 일종이다. 마치 옛날 게임보이, 슈퍼 NES, 메가드라이브에서 나오는 듯한 옛날 전자 오락기스러운 소리 샘플들을 담고 있다.

 

프리셋 중에는 옛날 게임스러운 점프 소리나 동전이 떨어지는 소리도 포함되어 있는데, 그런 소리들은 드럼 중 일부로 사용되었다.

 

어쨌든 내가 이 칩튠 느낌을 낼 때는 이 Plogue Chipsound를 사용했다. 좋은 플러그인이고, 또 좀 더 심도 있게 다룰 수도 있는 플러그인이다.

 

몇몇 순수주의자(Purist)들은 칩튠을 하고 싶으면 트래커(Music Tracker)를 켜서 제대로 하라고 말할 수도 있다. 물론, 그런 입장도 충분히 이해한다.

더보기

 

하지만 나는 비슷한 결과를 얻기 위해 단지 다른 방법을 사용했을 뿐이다. 그리고 그 결과물이 내가 원하는 것이기만 한다면, 상관없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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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Aurora Borealis (북극 오로라)

30:04

이제 Aurora Borealis (북극광, 북극 오로라) 다.

 

30:11

이 곡은 제목이 먼저 정해진 유일한 트랙이다.

 

다른 트랙들이 모두 기상 현상이나, 비, 대기 현상에 대한 제목을 가지고 있는데, 나는 그걸 보면서 Aurora Borealis라는 제목의 곡이 있으면 좋겠다, 하고 생각했다.

 

북극 오로라가 뭔지 모르는 사람은 한 번 검색해서 찾아보기 바란다.

 

31:05

나는 오로라라는 제목에 걸맞게, 정말 분위기를 잡아주는 앰비언트스러운 곡을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다. 1번 트랙 리스크 오브 레인도 앰비언트지만, 그보다 더 앰비언트스러운 곡을 바랐다.

 

나는 이 곡을 우리 게임에 쓸 수 있을지 없을지 확신할 수는 없었다. 그래도 어쨌든 해 보고 싶었고, 거절당하더라도 사운드트랙에 한 번 넣어보고 싶었다. 그래서 이런 곡을 만들게 되었다.

 

31:48

여기부터는 6/8박으로 연주되는 스네어가 깔리고 있다.

 

31:58

여기부터 본격적인 6/8박이다. 그렇지만 앞서 언급한 스네어와, 심벌즈를 통해 미리 예비된 6/8박으로의 전환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박자가 변했다는 걸 알기는 어려운데, 화음이 4/4에 느슨하게 기반해서 자유롭게 떠다니는 느낌으로 진행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게 무슨 말이냐면, 내가 키보드 앞에 앉아서 화음 진행을 연주하긴 했지만, 메트로놈 박자에 완전히 맞춰서 연주하진 않았다는 것이다.

그래서 어느 지점부터는 앰비언스 느낌을 그만두고, 좀 더 리드믹 한 변화를 주려고 했다. 그래서 리드믹한 변화를 주려고 하는 부분부터 6/8 스네어 패턴을 넣었다. 소리가 작기 때문에, 쉽게 알기는 어렵지만 스네어 패턴 덕분에 현재의 리드믹한 부분으로 진입하도록 개연성을 부여했다.

 

32:52

그리고 여기 부분의 화음은 1번 트랙의 리스크 오브 레인을 다시 반복하는(trace back) 구간이다.

 

33:13

지금 나오는 벨 같은 소리는 일렉트릭 피아노에 아르페지에이터(Arpeggiator)를 사용한 것이다. 연주한 음의 위아래로 여러 옥타브를 연주하도록 설정했다. 그렇게 했더니 이것처럼 굉장히 분위기 있는 느낌이 만들어지더라.

 

33:45

여기에 또 칩튠 느낌이 다시 살짝 나타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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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Surface Tension (표면 장력)

33:55

Surface Tension (표면 장력)이다.

 

34:00

앞서 08번 트랙 Moisture Deficit에서 간단히 언급했던 그 메인 멜로디가 등장하고 있다.

 

34:10

이 곡은 내가 앨범 전체에서 가장 정이 안 가는 트랙이다. 내가 만약 시간이 더 있었다면, 아마 초기안(Scratch)에서 편집을 하기보다는 오히려 아예 처음부터 다시 작업했을 것 같다.(Do it from scratch)

 

이 트랙을 싫어하는 건 아닌데, 다시 한번 작업하고, 손보고 싶은 느낌이 많이 든다.

 

34:41

여기 뒤의 비트 트랙이랄까, 박자감을 주는 악기들이 살짝 90년대스러운 느낌이 난다.

 

34:55

그래도 이 트랙에서 내가 마음에 들었던 점은 하나다. 아니다, 하나보단 많구나, 하여튼 몇 가지 있는데.

 

그래도 가장 특별히 좀 난해했던(Tricky) 한 가지는 이 비트 트랙의 길이가 5마디라는 것이다. 보면 하나 둘, 셋, 넷, 다섯 하고 반복된다. 분모는 5인데, 그럼 분자는 뭘까?

 

35:24

여기 부분에서 뒤에 깔리는 실로폰으로 일곱잇단음표(Seven tuplet, 실제로는 Septuplet)가 연주되고 있다. 따라서, 정리하자면 7/5박인 셈이다. 그래서 박자를 세기가 좀 난해하다. 물론, 프로그램으로는 쉽겠지만 말이다.

 

35:45

지금도 뒤에서 실로폰 소리로 일곱잇단음표가 들리고 있다.

 

35:54

그리고, 워블 효과도 들어가 있다. 내가 이 곡을 쓸 때는 내가 이 효과에 푹 빠져있었기 때문이다.

 

36:11

뭐 누가 나한테 해달라고 한 것도 아니고, 내가 그냥 스스로 한 거다. 덥스텝 워블 효과긴 한데, 어쨌든 워블 효과고, 어쨌든 내 책임이다.

 

36:30

그리고 아까 Moisture Deficit에서 언급했던 실로폰 소리가 나온다. 두 곡 사이의 연결고리인 셈이다.

 

36:59

이 트랙을 프로듀싱할 때 어려웠던 점은, 이 곡에 레이어가 너무 많다는 점이었다. 그래서 뭔가 적절한 프로덕션 사운드를 만들기 어려웠고, 그래서 이 곡이 이렇게 끝나는 게 좀 불만족스러운 감이 있다.

 

그래도 어느 시점부터는 ‘막혔다’라는 소리가 나오기 마련이다. 이런 일을 계속 붙잡아 둘 순 없지 않은가, 어쨌든 음악은 계속 작업해야 하고, 더 해야 할 일이 많으니까 이 정도로 마무리했다.

 

자, 여기까지 Surface Tension (표면 장력)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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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Arctic Oscillation (북극 진동)

37:33

이제 Arctic Oscillation (북극 진동)이다.

 

37:43

내가 이 트랙에 대해서 뭔가 제대로 코멘터리를 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왜냐하면 이 트랙이 이 앨범에서 가장 길기 때문이다.

그래서 진-짜-정-말-천-천—히—-말—-해—-야—-겠———다————-

 

38:16

이——트—랙을 작업할 때 생각했던 것은, 정말 미니멀리즘 한(minialist) 곡을 만들어야겠다는 점이었다. 애초에 리스크 오브 레인 사운드트랙 자체가 일반적으로 미니멀리즘적이긴 하지만, 이 곡은 더욱더 그렇다.

 

그래서 이 곡은 코드 진행이나 멜로디가 계속 반복된다. 나는 그저 거기에 레이어를 추가하고 있을 뿐이다.

 

38:43

코드 진행에서 흥미로운 점은, 코드가 A → A 방식으로 돌아오는 진행 방식이 아니라는 점이다. 대신 A → 조옮김된(Transposed) A로 진행한다. 그리고 이 조옮김된 A를 또 조옮김해준다. 그 후에, 조옮김된 A를 조옮김한 A에서 다시 본래의 A로 진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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즉, A → A’ → A’’ → A의 진행이다.

 

39:10

그래서 이처럼 끊임없이 올라가는 듯한 느낌을 줄 수 있게 되었다.

또, 이 곡이 음악적으로 굉장히 미니멀리즘 하기 때문에, 나는 여기에 폴리리듬(Polyrhythm)적 요소도 추가해 보았다.

 

그래서 지금 들어보면, 멜로디, 코드 진행, 드럼, 일렉트릭 베이스 소리와 같은 박자 세션까지도 모두 다른 박자에서 놀고 있는 굉장히 기이한 느낌을 받을 수 있다.

 

39:51

그리고 이 시점에서 잠시 이 폴리리듬이 만난다.

 

40:07

그렇지만 코드 진행과는 폴리리듬이 만나지 않는다. 그래서 이 루프의 느낌이 끊기지 않고 계속 이어지게 된다.

 

40:19

모르겠다, 내가 말한 게 좀 어려운가? 아무튼 난 이거 재녹음까진 안 할 거다. 왜냐하면 나도 말하다 보니 헷갈릴 거 같아서 그런다. 미안하다.

 

40:35

대개 이 곡에서 사용된 폴리리듬은 악기들이 어떤 특정 지점에서 만날 수 있도록, 의도적으로 계산되고, 역설계된 것이다.

 

40:50

여기부터 살짝 변화되는(Tweaking) 부분이 나온다. 내가 이런 폴리리듬을 능숙하게 잘 쓰는 건 아니지만, 이런 특이한 박자를 통해 의도한 바가 있었다. 폴리리듬이 박자가 맞아떨어질 때, 멜로디가 조화를 이루게 됨과 하나로 합해지며 만들어지는 카타르시스의 느낌을 적절히 전달하고자 하는 것이 내 목적이었다.

 

41:30

한동안 곡을 감상해보자.

 

41:52

들어보면 알겠지만, 화음의 조옮김이 똑같이 반복되고 있다.

 

42:10

여기쯤에 Bitcrushing이 들어간다.

 

42:20

그리고 이 기묘한 부분으로 이어진다. 나는 이 곡을 정말 길게 만들고 싶었다. 그래서 이쯤 되면, 이제 충분히 앞부분은 들었으니 이제 뭘 할까.. 하고 있었다.

 

그러다가, 그냥 트랙에 진짜 빗소리를 넣으면 어떨까? 했다.

 

42:46

그래서 넣었다. 빗소리 샘플과 천둥소리 샘플을 찾아서 넣어 봤다.

 

43:02

곡에서 Bitcrushing 악기가 등장하기 전에는, 악기를 거의 대부분 모노 사운드로 배치했다. 그래서 스테레오필드를 굉장히 좁혀놓았다. 그 후에 나머지 배경에는 비, 천둥소리가 분위기를 덮어버리도록 (아마도 넓게 배치했다는 뜻인 듯) 배치했다.

 

43:25

이걸 기믹이라 해야 할지 모르겠지만, 하여튼 마음에 들었고, 기대했던 대로 잘 되어서 좋았다.

 

43:44

여기부터 곡의 아웃트로다. 흥미로운 점은, 이 곡이 유일하게 새로운 머티리얼을 가지고 있다는 점이다. 종결부(코다, coda)를 위해서다. 새로운 코드 진행과 새로운 Oscillator가 사용되었고, 이 코드 진행과 악기는 이후 더 이상 사용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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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Precipitation (강수량)

44:13

Precipitation (강수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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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ecipitation은 다양한 뜻을 가지는데, 기본적으로 어원을 분석한다면 머리를 - 앞에 - 배치한다.라는 뜻이다. 그래서 머리를 먼저 들이밀어 성급하다는 의미(Precipitate), 혹은, 머리 방향으로 날아간다는 의미(혹은, 거꾸로 추락한다)라는 의미로 추락(Precipitation)으로 확장되기도 한다.

 

여기서는 앞서 작곡가가 Aurora Borealis 곡에서 설명했던 것처럼, 비나 기상 현상에 관련된 의미로 해석해서 강수, 혹은 강수량으로 번역했다. 그러나, 나는 곡의 분위기를 고려했을 때, '추락'에서 연상되는 어떤 부정적인 의미를 제목에 부여했으리라 예상한다.

 

44:23

이 트랙 역시 드럼에 보코더를 사용해보았다. 그래서 부앙 부앙하는 소리가 난다. 킥 드럼을 기반으로 만들었기 때문에, 뒤에 깔리는 킥 드럼과도 잘 어울린다.

그리고 여기 와와(wahwah)하는 기타 소리도 있다. 나는 내 기타에 Guitar Rig를 활용해서 드라이브를 걸었다.

여기서 Guitar Rig란, 일종의 기타 앰프 시뮬레이션 소프트웨어를 말한다. 그래서 프리앰프(Pre-Ampd)된 캐비닛 앰프(Cabinet Amp), 마이크 스툽???, 스톰프 박스(Stomp Box) 시뮬레이션이나, 딜레이, 와와, 디스토션 같은 이펙트들과 같은 다양한 모듈들을 내장하고 있다.

 

45:26

그래서 나는 곡 어디에서도 실제 앰프를 사용하지 않았다고 할 수 있다.

 

45:38

여기부터는 Surface Tension 테마의 일부가 살짝 지나간다, 뿜빰 빰, 하는 소리다.

 

45:46

여기도 마찬가지다.

 

45:53

여기는 거의 Chopper 이펙트를 남발하다시피 하고 있다.

 

46:14

이 노래는 마치 반지의 제왕 3부작 영화의 마지막 편 같다. 엔딩이 어딨는지 모르겠다는 점에서 말이다.

 

46:36

여기 또 다른 솔로가 등장한다. 기타 솔로는 아니다. 사실 이 부분은 기타 솔로에 Unison을 써서, 한 옥타브 아래로 더빙된(Dubbed) 것이다.

그렇게 해서 좀 더 리드 신스에 Fat 한 소리를 줬다. 왜냐면 내가 기존에 리드 신스로 쓰던 사인 파는 솔로를 할 때 저음에서 밀어붙이는 힘이 좀 약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를 보완하고 싶었다.

 

47:15

그리고 이 멜로디는 Monsoon (몬순)에서 나왔던 테레민 파트를 살짝 암시하고 있다.

 

47:30

이 부분이 아까 말했던, 엔딩이 어딨는지 헷갈리게 하는, 가짜 엔딩 부분이다.

 

47:39

난 Hailstorm에서 시작된 이런 헤비메탈 사운드가 마음에 들었다. 그러한 사운드는 Tropic of Cancer를 거쳐 이번 곡에까지 드러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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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 Double F—ing Rainbow (쌍썅무지개)

48:05

Double Fucking Rainbow (쌍썅무지개)다. 이 곡은 앨범 수록곡 중에 가장 헤비한 느낌을 주었다. 박자는 7/8박이다. 정확하게 말하자면 곡 전체는 아니고 첫 부분만 7/8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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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어 어감을 살리기 위해, 쌍'썅'무지개로 번역했다.

 

48:25

이 트랙은 내가 좋아하는 트랙 탑 3 안에 든다. 나머지 둘은 Dewpoint (이슬점)와 Chanson d’Automne.. (가을의 노래)이다.

 

48:50

블랙 메탈 사운드가 강하게 치고 나간다. 스칸디나비아 메탈 사운드에 강하게 영향받았다. 어둠을 가져오는듯한 느낌을 준다.

 

49:14

이 사운드트랙의 거의 대부분의 트랙들에는 많은 드럼 킷이 사용되었는데, 대체적으로 5가지를 준비해서 자주 사용했다.

 

49:29

이 부분에서는 헤비메탈 파트용 어쿠스틱 드럼 킷을 사용했다.

 

49:36

그리고 이 부분에서는 동시에 앰비언트 파트에 일렉트로닉 드럼 킷이 사용되었다. 이 드럼 킷의 이름은 Battery 4다.

Battery 4는 Native Instruments사(社)에서 나온 드럼 머신이다. 이 제품의 일렉트로닉 악기 중에 흥미로운 게 많다.

 

49:56

이 어쿠스틱 드럼은 Battery 3 라이브러리에서 나온 소리다.

 

50:11

이 어쿠스틱 드럼 킷의 재밌는 점은, 키트 이름이 Pop Kit이라는 점이다.

 

50:18

이 부분은 프로그레시브 록이다.

 

50:28

난 정말 공들여서 드럼을 찍는다. 내가 원래 드러머였기 때문에, 드럼을 실제로 연주할 때 팔 4개, 혹은 다리 3개가 필요하지 않도록 유의해서 찍기 때문이다.

 

51:00

아, 그래 Pop Kit이라고 했는데, 내가 이게 웃겼던 거는 이 Pop Kit이 내가 듣기에는 가장 헤비한 사운드를 내는 드럼 킷이었다는 점이다. 아마 좀 더 프로세싱을 거치고, 또 컴프레싱이 됐으니까 그런 거겠지만 말이다. 그리고 여기엔 뭔가 밀어붙이는(Pushy) 소리의 느낌도 있었다.

 

그래서 나는 Pop Kit을 오히려 헤비메탈 사운드에 썼다. 그리고 사운드에 잘 어울리는 것 같다.

 

51:22

물론, 내 예상 밖의 소리라서 많은 프로세싱이 더 필요하긴 했지만, 예를 들어서 지금 나오는 블래스트 비트(Blast beat)를 들어봐라,

 

51:39

그러고 나서는 이제 곡 전체를 Bitcrush 했다.

 

51:49

나는 이런 식의 엔딩이 정말 좋았다. 마치 어릴 적 재밌게 즐겼던 고전 게임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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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 Coalescence (융합)

52:05

이제 Coalescence (융합)이다. 이 트랙은 발매된 이후 정말 많은 사랑을 받았다. 많은 사람들이 유튜브에 어떠 어떤 게 좋았다고 댓글을 달더라.

 

52:17

이 곡이 어떻게 마지막 스테이지에 배치되었는지 얘기를 좀 해야겠다. 내가 이 곡을 엔딩곡으로 정말 잘 썼다고 사람들이 칭찬해주긴 하는데, 나는 그저 곡을 써서 호푸 게임즈에 던져줬을 뿐이다.

호푸 게임즈 사람들이 그 곡을 모두 들어보고, 어떤 레벨에 무슨 노래가 들어가야할지 의논하고 결정해주었다. 따라서 이 곡이 ‘어디서’ 나오는지가 마음에 든다면, 그건 나한테 감사할 일이 아니라 호푸 게임즈에 감사해야 할 일이다.

 

53:00

이 곡 역시 미니멀리즘을 깊이 있게 시도한 곡이라 할 수 있다. 곡 전체에 굉장히 적은 요소(Material)들이 사용되었다.

 

53:14

이 곡은 A - B 구조를 따르고 있다. 전통적인 곡의 구조인 Verse-Chorus와는 다르다. 그보다는 좀 더 명확한 A, 그리고 또 명확한 B 파트로 구분된다. 이 둘은 같은 요소, 악기들을 사용하지만 화음적 진행이 다르다.

 

53:42

이 벨 같은 소리는 앞서 Dewpoint의 A 파트에서 나오는 것과 동일한 멜로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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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s really hard to tell It’s quite a deck the setting’s completed different, but still, that’s where it is from.

이 부분은 잘 들리지 않아, 의역했다. 특히, quite a deck 부분이 불명확하다.

물론, 이것저것 설정을 완전히 다르게 하긴 했지만, 그럼에도 어쨌든 Dewpoint의 멜로디를 활용했다.

 

54:03

또다시, 드럼에 보코더를 활용하고 있다. 그렇게 해서 오르간 같은 느낌을 준다. 이를 활용해서 레이어를 쌓아둔다.

 

54:20

이 지점의 디스토션 걸린 베이스 소리 역시 앞서 Hailstorm에서 언급했던 것처럼 킥 드럼을 보코딩한 것이다.

 

54:38

여기부터는 B 파트가 시작된다. 일종의 브리지(Bridge) 같은 느낌이 든다. 이 부분의 아이디어는 앞서 1번 트랙 Risk of Rain에서 들은 것과 동일하다. 복사한 것까지는 아니지만 말이다.

 

54:54

여기 뒤에 나오는 앰비언스도 그런 아이디어에 속한다.

 

55:00

여기 나오는 메인 테마도 마찬가지다.

 

55:22

내가 만약 시간이 더 있었다면, 아마 이 곡으로 돌아와서 여기 직후에 등장하는 우울하고 느린 느낌 파트에 아주 약간의 수정을 했을 것이다.

 

55:44

여기 아주 주의 깊게 들어보면, 약간의 디스토션이 있음을 알 수 있다. 디지털 디스토션인데, 이건 실수나 우연이 아니라 내가 의도한 부분이다.

 

55:56

그리고 여기 부분이 내가 앞서 말했던, 수정하고 싶었던 부분이다. 여기서, (56:02) 조금 더 음을 뒤로 밀어서 두 번째에 더 강렬한 인상을 주고 싶었다.

음, 사실 나도 잘 모르겠다. 음.. 상세하게 말하자면.. 아니다. 하여튼 작곡이란 건 끝이 없다. 언젠가는 “아 됐다, 이젠 더 손 안 보련다.”라는 시점이 있어야 한다. 내버려두련다.

 

56:25

다시, 여기 부분 역시 기타가 아니다. 리드 신스다.

 

56:38

이 파트는 정말 사람을 고양시켜준다.(Uplifting feeling)

 

56:57

이 솔로를 연주하는 것은 정말 폭발적(blast)이었다. 여기서 또다시 사운드트랙 전체 메인 테마를 반복하고 있다. 너무 자주 말해서 이젠 지겨울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말했듯이 나는 이런 곡들 사이의 통일성에 신경을 많이 썼다.(obsessed with)

 

57:17

그리고 여기서는 거의 곡 전체를 보코더에 넣어서 곡을 파괴하고 있다.

 

57:32

그리고 남은 이 끝나지 않는 울림은 Bitcrush 해버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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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 Chanson d’Automne.. (가을의 노래)

57:47

자, 이제 Chanson d’Automne.. (샹송 드 오톰, 가을의 노래)다. 프랑스의 시 이름이다.

 

57:53

이 곡은 굉장히 심미적인(Aesthetic) 트랙이다.

 

58:11

이 트랙을 처음 썼을 때는, 이 곡이 사운드트랙에 들어갈 리 없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들어갔더라. 게다가 많은 사람들이 좋아해 줘서, 나도 너무 좋았다.

 

58:32

여기서 급작스럽게 신스가 등장한다. 이 부분은 아몬 토빈(Amon Tobin)의 음악에서 강하게 영향받았다.

 

58:49

여기 또 메인 테마가 등장한다.

 

58:55

이번에는 목관악기를 쓸 수 있었다는 게 정말 좋았다. 이 목관악기 소리는 이 사운드트랙에서 어쿠스틱 악기를 쓴 유일한 경우다. 이렇게 클라리넷이 나오고, 이후에는 오보에가 등장한다. 둘 다 샘플 악기긴 하지만, 그래도 나는 클라리넷을 클라리넷답게, 오보에를 오보에답게 적절히 사용하고 있다.

 

59:25

이 둘을 가지고 오는 건 일종의 실험이긴 했지만, 그래도 나는 이 두 악기가 정말 좋았다.

 

59:39

오보에가 등장한다.

 

59:48

약간 칩튠스러운 악기를 등장시켜서 메인 테마를 연주했다. 각기 다른 네 악기로 메인 테마를 연주했는데, 처음에는 한 음표씩 따로따로 등장한다. 그리고 각 음표는 뒤얽히면서(intertwined) 실제 테마가 이 악기들로 분할된다.

그래서 한 음표가 다른 악기의 음표의 꼬리를, 꼬리에 꼬리를 물면서 등장한다.

 

1:00:15

이제 앨범 마지막 곡의 아웃트로다. 8번 트랙의 Moisture Deficit에서 했던 것처럼, 페이드 아웃 효과와 리버브 효과를 줌으로써 이 노래가 재생되는 방으로부터 떠나가는 듯한 느낌을 주었다.

 

1:00:52

자, 이제 끝이다. 이 트랙을 지금까지 들어준 사람들에게 고맙다. 여기까지 길게 다 듣는 당신이라면 아마 미친 건 아닐까?하하 이 양반이 어쨌든 정말 고맙다. 여러분이 음악을 즐겨 주길 바란다. 지금까지 크리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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